환한 미소의 주인공 엄기봉씨 ⓒ 윤태
모내기가 한창이던 지난 5월 중순 영화 <맨발의 기봉이>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43·충남 서산시 고북면)씨를 찾아가 힘겹게 생활하는 그의 모습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 후 기봉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유선이나 일명 '인권이 라이프'가 없어 KBS와 EBS만 보고 있는 기봉씨집 텔레비전 ⓒ 윤태
집에 다다르자 방안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 정도로 귀가 어두운 어머니가 볼륨을 크게 틀어 놓은 것이다. KBS 1TV의 김병준 교육부총리 교육위 전체회의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작업하는 인부와 이야기 나누는 기봉씨 ⓒ 윤태
가까운 곳에 컨테이너 집이 보였고 곳곳에 중장비로 땅을 파고 전신주를 심는 모습이 보였다. 기봉씨네 새집 공사를 위한 전초 작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봉씨는 컨테이너 집을 향해 가면서 전신주에 올라 작업하는 인부들과 큰 소리를 이야기하며 인사를 나눴다.
왼쪽에 소나무 있는 곳에 집을 짓게 된다 ⓒ 윤태
결국 이씨의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기봉씨네 집을 짓게 된 것. 지금 심고 있는 전신주도 이씨와 기봉씨 집에 전기공급을 위한 것이다. 지하수도 이미 파놓았다. 전기만 들어오면 바로 이씨와 기봉씨 집에 1급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현재 기봉씨 집 지하수는 논 한가운데에서 끌어올리고 있다. 좋은 수질 환경은 아니다.
기봉씨네 집터를 내 준 독지가 이용성 씨 ⓒ 윤태
다시 기봉씨 집으로 내려왔다. 어머니는 여전히 TV를 크게 틀어놓고 있었다. 기봉씨 집은 유선도 없고 일명 ‘인권이 라이프’도 없다. 옥외용 안테나도 없고 단지 방안에 브이(V)자 안테나만 있다. 그러니 KBS와 교육방송만 나올 뿐이다. 그것도 깨끗하지 않게.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신을 취재해 간 방영물을 못 보는 일이 다반사며 녹화된 테이프를 보내줘도 비디오가 없어 볼 수가 없다.
거동이 불편한 기봉씨 어머니, 아이를 보시고는 환히 웃으셨다 ⓒ 윤태
이제 작별의 시간이다. 기봉씨 어머니는 우리 아들 새롬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기봉씨도 ‘나도 아기 때 밥 많이 먹고 컸다’며 아기의 엉덩이를 두들겼다. 새롬이의 모습에서 두 모자가 잠시나마 행복을 맛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새로 개발한 지하수, 앞으로 기봉씨는 이 지하수를 사용하게 된다 ⓒ 윤태
지금까지는 논에서 개발한 약수를 사용해왔다 ⓒ 윤태
새집으로 이사하면 이정도는 거뜬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윤태
기봉씨가 직접 그린 일기도를 보여주는 동안 아들 새롬이가 만지며 관심을 보이자 기봉씨가 혹시 녀석이 일기도를 찢을것을 염려했는지 일기도를 챙겼다 ⓒ 윤태
취재를 마치고 아들 새롬이와 기봉씨와 기념 촬영을 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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