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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장암 4기의 영동 세브란스 병윈 이희대 교수의 암에 대한 이야기.

한마음 새생각 큰믿음 2008. 3. 7. 16:22

‘암〓죽음’ 옛말 아침-점심에 5가지 과일 섭취

‘대장암’ 이희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


대한암학회 이사 등을 지낸 이희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은 2003년 1월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암은 간과 왼쪽 골반으로 전이돼 대장암 4기로 진단받았다.

그 후 열 번의 재발과 다섯 번의 수술, 두 번의 항암치료, 다섯 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꾸준한 치료로 병세가 많이 호전돼 현재 정상적인 진료와 수술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소장은 “환자에게 기본적인 건강수칙을 지킬 것을 권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불규칙하게 생활하고 육식 위주의 식사를 했으며 운동도 부족했다”면서 “암을 유발하는 상태로 스스로를 방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암 선고를 받고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암이 죽음을 의미하던 것은 옛말”이라며 “당뇨병, 고혈압을 평생을 두고 관리하듯이 암도 그렇게 관리해야 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암과 투병하면서 암으로 죽는 것보다는 암으로 죽는다는 공포감과 두려움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몸에서 생성되는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낫는다는 믿음과 기대라는 치료 성분은 모르핀처럼 통증을 완화시키고 면역력도 높인다는 것이다.

그는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마음, 신선한 채소, 다양한 과일, 현미를 비롯한 잡곡밥 식사, 적절한 운동 등 5개 요소를 지키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에 5가지 이상 과일을 골고루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과일은 당분 등 칼로리가 높으므로 아침과 점심에 골고루 나눠 먹고 저녁에는 줄이는 것이 좋다.

이 소장은 “음주와 흡연은 암을 부르는 지름길”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새해부터 꼭 술과 담배를 끊으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2008년 01월 07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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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기수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1~3기는 수술로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고, 후속 절차로 방사선이나 항암제로 치료하는 보조수단에 들어갑니다. 재발률은 수술 후 5년까지는 올라가다가 5년이 지나면 조금씩 떨어집니다. 대장암은 수술 5년 후에도 10~20%는 재발할 수가 있어요. 암세포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1~3기 환자 10명 중에 한두 명은 5년에서 10년 사이 재발 가능성이 높아요. 5년이 지나고 초심을 잃지 말고 생활을 절제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면 재발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암은 편안하게 장기간 치료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암은 급성질환이 아니라 만성질환이라는 뜻이죠. 대형 교통하고는 곧바로 치명사를 입힐 수 있지만 암은 4년, 10년, 20년 갈 수 있기 때문에 만성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고혈압, 당뇨 같은 병으로 생각하고 매일 약을 먹고 관리를 해야 합니다. 암은 갑자기 죽는 병이 아니라 만성병입니다. 그러니까 살아날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희망의 근거죠. 암을 무서워하지 말고 절제된 식이요법, 생활 습관으로 끊임없이 관리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저는 계속 몸이 좋지 않아 장기간 쉬지를 못했습니다. 2003년 1월에 수술하고 6월에 간과 뼈로 전이되어 또 수술을 했죠. 그리고 다시 간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등 5~6개월 간격으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제 몸도 문제였지만 환자들 때문에도 저는 병원을 떠날 수 없었어요. 대신 음식은 전국 곳곳에서 재배된 싱싱한 것들을 공수해 먹고 있습니다.
암 환자들은 대개 빠듯한 살림살이를 하는 분들입니다. 누가 홍삼이 좋다, 차가버섯이 좋다고 하면 가슴만 아픕니다. 그러리까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할 것인지 마음을 정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것을 택하면 됩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 나한테는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밥 하느 그릇을 먹을 때도 현미잡곡밥으로 지어 맛있고 즐겁게 먹으면 그게 바로 약입니다. 그렇지 않고 먹을 때 짜증내고 불안해하면 아무리 좋은 약도 효과가 없습니다.

한자어 '암'()자에 암의 원인이 있습니다.입 구 자가 세 개, 산 자가 하나 있는데, 하나만 먹으면 될 것을 세 배나 먹는다는 것이죠. 세 배나 먹는 것은 음식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고기, 나쁜 공기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적당한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취하면 암이 오는 것이죠. 결국 본질은 욕심에서 암이 비롯되는 겁니다. 마음의 여유, 사랑을 가져야 해요. 그것도 산처럼 많이,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면 암은 80~90% 예방됩니다. 정상적인 생활이란 스트레스를 줄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입니다. 매연, 담배 연기 같은 환경 공해는 멀리해야 하고요.
돌이켜보면 저도 일 욕심 많고 술 좋아해서 몸이 당해내지를 못한것 같아요. 지금은 내가 주인이 됐지만 그때만 해도 욕심의 종노릇을 하고 있었죠.
암 환자들은 일을 그만둘 것인지, 계속 해나갈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을 하든 안 하든 마음이 편안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일을 한다면 일의 노예가 되어 끌려가지 말고 일을 즐기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내 몸 관리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는 암 선고를 받고 하나님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술 후 1년을 못 넘긴다고 했으니까요. 절망의 끝에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암 환자들이 괴롭고 힘들고 외로울때 가족도 도움이 안됩니다. 천지사방에 나 하나뿐이죠. 항암제 맞고 머리카락 빠지고 먹지 못하고 토하고, 그러다 침대가 푹 꺼지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데려갈 것 같은 부정적인 생각뿐이죠. 그럴 때 나를 구원해줄 수 있는 절대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대자에게 목숨을 맡기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제가 얼마나 즐겁게 사는지 사람들은 제 얼굴만 봐도 알아요. 물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혼자 병마와 힘겹게 싸우지만 말입니다.

CT 촬영으로 3~5mm 암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지만 3mm 이하는 찾아내지 못합니다. 정기검사 결과, 암 세포가 없다는 판정을 받아도 3mm 이하짜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죠.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몸속에 1~2mm 암세포가 수천 개, 수만 개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암은 우리 몸속에서 조용히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죠.
저는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어느 날 갑자기 죽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틀에 한 번꼴로 술을 마셨으니까요. 오히려 모든 것을 못하게 족쇄로 묶어 놓은 암이 축복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암이 환자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축복이라는 역설적인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나로 인해 가족이 고생을 하지만 가족에게도 '떡고물'이 생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가족 전체의 식단이 현미잡곡밥이나 유기농 건강식으로 바뀌니 말입니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가족이 결속하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고통을 고통으로 끝내느냐, 고통을 승화시켜 가족 모두가 융화하는 축복으로 만드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수술하고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가 끝난 뒤에는 철저히 정기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3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1년이 지나도 병원에 나타나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정기 검사만 철저히 지켜도 불안감은 많이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정기 검사를 의사 지시대로 철저히 받고, 두 번째 몸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상황에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생각은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자신을 갉아먹을 뿐입니다. 불안해 하고 힘들어하면 면역세포가 줄어들어 상태가 더 악화됩니다.
암은 너무 방심해도 안 되고 너무 신경 써도 안 됩니다. 이런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살면 좋겠습니다. "그래, 나는 암에 걸렸다. 하지만 지금 건강한 편이다. 암은 당뇨나 혈압처럼 만성병이니 편안하게 잘 조절하면 이길 수 있다!" 절망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임전무퇴' 정신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정신이 있으니 적은 숫자로도 강대한 적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즐거움 하나만 있어도 암을 넘을 수 있어요.

항암제 치료를 하면 백혈구가 급속도로 떨어집니다. 항암제는 암 세포만 공격해야 하는데, 암 세포 외에도 우리 몸에서 빨리 자라는 세포를 함께 공격해 파괴시키죠. 현대의학의 한계입니다. 그래서 몸이 많이 힘들어지고 불안해집니다. 우리 몸에는 기운이라는 것이 있어요. 암이라는 기에 눌리지 않으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암이란 기는 몸의 여러 코스를 통해 나올 수가 있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 나올 수도 있고, 암 환자에게 무심코 던진 인사말에서도 나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시죠, 별일 없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인사가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암이라는 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억누릅니다. 암 환자는 이런 저런 상처를 받아 또 한 번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괜찮은 건가,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나, 하면서 말이죠.
마음을 비우고 사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앞으로의 삶을 맘껏 즐기는 것이죠. 오래 산다고 해서 삶의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짧지만 의미 있는 삶이야말로 20년, 30년 더 산 사람보다 가치가 뛰어난 것 아닐까요.

아무리 힘든 암 환자들도 저를 보면 그런 표현을 못합니다. 제가 보통 암 환자가 아니니까요. 수차례 수술과 재발로 2004년을 못 넘긴다고 했으니 살아 있는 제 몸 자체가 그분들에겐 희망이죠. 환자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밖에요. 일반인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암 4기 환자를 절대 말기 환자로 부르지 말라는 거죠. 4기는 4기일뿐, 말기가 아닙니다. 4기를 극복하고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5기 환자들이 많아요. 암 4기에서 5기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오기가 충만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끝으로 암 환자라면 여러 주치의를 한 자리에 모으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각 과 주치의들의 이야기를 따로 들으면 치료 방향이 정리가 되지 않아 혼란스러우니까요. 어떤 수를 쓰던지 주치의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부생활 2007.1월호에서....)

출처 : 대장항문과 교수의 대장암이야기
글쓴이 : 낙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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